최근 화두는 창의성… 면접 경험담에서 많이 나온 단어는 인성
대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은…
국내 대기업에서 원하는 인재는 어떤 사람일까? 잡플래닛에 실제 각 그룹 계열사 지원자들이 올린
면접 경험을 바탕으로 분석해봤다.
삼성그룹 입사 과정에서 최근 화두로 떠오른 건 창의성이다. 지원자가 얼마나 논리적으로 기발한
발상을 할 수 있느냐를 따져본다. 예를 들어 "높이
위치 촉각 등을 이용해 맞벌이 부부가 아이를 키울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20년 뒤 기술에 대해서 논하라" 같은 문제가 나온 바 있다. 당황하지 않으려면, 미리 다양한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지 훈련하는 게 필요하다. 더불어
면접이 면접관과 토론 형태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1차적으로 주어진 조건만으로 논리적 답변을 끌어낼
수 없다면, 추가 질문을 통해 답을 좁혀가야 한다. 삼성그룹은
응시 인원이 많은 만큼 면접관들이 자기소개서를 숙독하기 어렵다. 질문이 이력서 위주로 이뤄지기 쉽다는
얘기다. 즉 직무 관련 경험이 없는 지원자라면 합격하기 어렵다.
현대자동차그룹은 5대 핵심 가치(고객 최우선, 도전적 실행, 소통과 협력, 인재
존중, 글로벌 지향)와 계열사별 인재상에 맞는지를 본다. 기아자동차라면 KIA의 앞 글자를 따 'Kreative(기아만의 새로움을 실천할 수 있는 창의)'
'Interactive(고객과 직원을 배려하고 협력하는 소통)' 'Adventurous(어려움을
피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는 도전)'을 강조한다. 한두 가지
특장점을 가진 인재보다 모든 게 중상인 모범생이 낫다. 2차 시험은 무조건 영어 구술 면접이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외국인과 일상적 대화가 가능한 영어 회화 실력이 필요하다.
SK그룹은 자기소개서와 경험을 폭넓게 본다. 또 다른 특징은 인적성이 어렵기로 유명하다는
점. 인적성 검사에서 걸러내는 비율이 높다. 그룹 계열사에서
탈락한 지원자가 또 다른 계열사에 지원해 합격한 경우는 흔치 않다.
각 기업 면접 경험담에서 빈출(頻出) 단어를
뽑아보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업종도, 성향도, 구직자들에 대한 이미지도 전혀 다르다. 그러나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인성'이었다. '톡톡
튀는 인재'를 뽑는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무던하고 사고
안 칠 거 같은 사람'이라는 방증이다. 이들이 원하는 인재는
사실 '인성'이 좋은 사원이다. 면접자는 그래서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장점을 강조하는 건 좋지만 남들보다 튀어 보이려다가 인성이 덜 된 사람으로
보여서는 안 된다.
여기에 요즘 대기업이 원하는 조건은 이른바 '경력직 같은 신입'이다. 신입 사원이면서도 당장 현업에 투입할 수 있을 정도로 직무
관련 지식과 능력을 갖추고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직무와 연관된 자격증이나 인턴 경험을 중시한다. 대기업 인사 담당 임직원에게 물어본 결과, 모든 기업이 공통적으로
선호하는 스펙은 '기업 관련 경험'이었다. 학생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어학 연수 경험에 점수를 주는 인사 담당자는 거의 없었다. 준비할 시간이 아직 길게 남은 지원자라면, 지금 당장 어디에서라도
인턴 생활을 시작하는 게 낫다.
<김창선 교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