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말하는 자소서 잘쓰는 법]
"지나친 자기 美化는 금물… 한번 만나보고 싶다는 인상
심어야"
"'수학여행 때 본 포항제철의 웅장함에 반해 지원했다'든가 '해외 연수 과정에서 각국 학생들을 초대해 한식(韓食)을 대접했더니 그들과 친해졌다'
'나는 비빔밥 같은 사람이다'는 식의 진부한 표현은 쓰지 않는 게 좋습니다."(포스코 인사 담당자)
올 하반기 대기업에 입사하려는 대졸 젊은이들에게 '자기소개서' 작성이 중요한 승부처가 되고 있다. 주요 대기업이 어학 성적, 학점 같은 '스펙' 비중을
대폭 축소하고 자기소개서 비중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취업 준비생들이 보통 두 차례 치르는 면접도
대부분 본인이 작성한 자기소개서를 토대로 진행한다. 면접 과정에서 자기소개서 내용의 진실성 검증에 초점을
맞추는 대기업도 있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강점과
비전을 회사에 대한 지식이나 업무와 연결해 작성하고 면접에서 만나고 싶은 지원자라는 인상을 심어주는 게 필수적이다"고 말한다.
이들은 자기소개서를 쓸 때 금기(禁忌) 사항으로
▲잡화상 같은 경험 나열 ▲자신에 대한 지나친 미화(美化)나
찬양 등을 꼽았다. 또 밤 시간대보다는 오전이나 낮 시간대에 맑은 정신으로 차분하게 지원서를 쓰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서미영 인크루트 상무는 "충분히
시간을 갖고 숙고한 뒤 기승전결(起承轉結) 구조로 담백하게
쓰는 게 중요하다"면서 "여러 번 퇴고(推敲) 절차를 거치고 제3자로
하여금 읽어보게 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대기업 인사 담당자들의 의견도 비슷하다. 대한항공 인사 관계자는 "진취적 성향과 국제적 감각의 소유자, 성실한 조직인 등
회사 인재상에 맞춰 자신의 이야기를 쓰면 높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며 "너무 개인적인 스토리를 길게 쓰면 최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 인사 담당자도 "50분간
자기소개서를 중심으로 지원자의 과거 경험에 대한 질문과 직무역량에 대한 면접 인터뷰를 한다"며 "자기소개서에 거짓이나 과장을 담는다면 탈락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철행 전경련 고용복지팀장은 "자신의 활동 경험을 쓰도록 하는 삼성그룹 에세이
등의 경우 본인이 해당 직무에 관심을 갖고 성실히 준비했다는 점을 효과적으로 잘 부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자기소개서가 SK 구성원으로서 갖춰야 할 가치관과 행동 규범 등을 갖췄는지를 검증하는 가장 중요한 서류전형 항목"이라고 6일 밝혔다. SK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입사지원서에 사진 부착을 생략하고 각종 스펙난도 없앴다. 2013년부터 인·적성 검사를
폐지한 한화그룹도 자기소개서 등 서류 심사를 강화하는 추세이다. 서류 심사를 1차(인사팀), 2차(현업 실무자)에 걸쳐 깐깐하게 보기 때문에 자기소개서를 충실하고 진실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김창선 교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