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피크제 도입 의무되며 신입사원 채용 늘 것으로 예상 학력·학점 등 자격 없애는 추세… 자기소개서 더욱 중요해져 경험·활동 미리 정리해둬야 <조선 2016.2.19>
주요 대기업의 상반기 채용이 아직 시작되지 않은 가운데 공공기관 채용이 먼저 막을 올렸다. 올해는 모든 공공기관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청년 고용을 늘리기로 했기 때문에 신입 사원 채용 인원이 비교적 큰 폭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공공기관 채용의 핵심 키워드는 특정 지원자가 특정 직무에 얼마나 준비됐는지를 채용의 최우선 기준으로 삼는 NCS(국가직무능력표준)다. NCS 기반 채용을 진행하는 공공기관이 지난해 130개에서 올해 230여개로 크게 늘어 스펙(과거 경험이나 경력)보다는 지원하는 직무에 얼마나 적합한 인재인지를 증명하는 일이 공공기관 취업에선 훨씬 중요해졌다.
◇상반기 공공기관 채용 막 올랐다
주요 공공기관 중에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채용형 인턴 부문의 채용 공고를 17일 발표하며 상반기 공공기관 공채의 문을 열었다. 부산으로 이전한 공공기관 중엔 올해 첫 채용이다. 입사지원서에 학교 이름과 학점 등 자격 조건을 쓰지 않는 '무(無)스펙' 방식으로 채용형 인턴 40명과 시간 선택제 직원 10명을 뽑을 예정이다. 채용 인원의 35%는 비(非)수도권 지역에서 채용하며 3월 4일까지 공사 채용 홈페이지(hf.career.co.kr)에서 접수 한다. 주택금융공사는 인턴 근무(근무 기간 3개월) 평가 후 '부적격자'로 분류된 사람을 빼고는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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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주 혁신도시에 있는 한국남동발전도 채용형 인턴 공채를 진행 중이다. 사무와 기술(기계·전기·화학·정보기술) 부문에서 대졸·전문대졸·고졸을 나눠 총 70명 정도를 뽑는다. 역시 학력·전공·경력에 제한을 두지 않았고, 인턴 근무(2~5개월) 후 평가 성적에 따라 수습 기간을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2월 26일 오후 1시까지 채용 홈페이지(koenergy.incruit.com)에서 지원할 수 있다. 이 밖에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한국인터넷진흥원·한국지방재정공제회·신용보증기금 등의 공공기관이 최근 채용 공고를 발표하고 상반기 신입 사원 공채를 진행한다.
◇"채용 공고부터 꼼꼼히 읽어라"
주요 공공기관들은 대부분 올해 채용을 NCS 기반으로 진행한다. 학력·전공과 무관하게 원하는 일자리에 지원할 길이 넓어졌지만, 한편으론 자신이 그 직무에 얼마나 준비된 인재인지를 자기소개서나 면접을 통해 확실히 보여줘야 하는 만만찮은 '관문'을 통과해야 함을 뜻한다.
전문가들은 NCS 기반 채용의 '시작과 끝'이 채용 공고에 있다고 조언한다. 공공기관들은 채용 공고를 내면서 어떤 직무 능력을 갖춘 사람을 원하는지를 세분화하고, 그 직무 능력을 증명하려면 어떤 자격 요건을 갖춰야 하는지를 상세하게 공개하고 있다. 이를테면 주택금융공사의 경우 채용 공고를 통해 세부적으로 상품 개발, 여신 심사, 유동화, 채권 관리 등 4개 직무를 각각 할 수 있는 직원을 찾는다고 설명하고 각각의 업무에 필요한 지식·기술·태도를 세세하게 적어두었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기 전에 이 내용을 숙지하지 않으면 직무와 무관한 엉뚱한 능력을 나열하는 실수를 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통계 소프트웨어 활용'이란 기술은 상품 개발과 '유동화' 직무 지원자에게 필요하다고 돼 있는데, 여신 심사나 채권 관리 직무의 '필요한 기술'엔 들어 있지 않다. 채권 관리 직무에 지원하면서 자기소개서에 통계 분석 소프트웨어를 얼마나 잘 쓰는지 내세워 봤자 NCS 방식에선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자기소개서 항목이 전보다 구체적이고 까다로워진 것도 최근 공공기관 채용의 변화다. 지난해부터 학력·학점 등 '스펙' 기준을 없앤 공공기관이 많아져 점점 자기소개서의 중요성이 두드러지고 있다.
제한된 분량 안에서 그간의 경험과 갖춰진 능력을 풀어내기 위해선 취업 준비 과정의 활동을 직무와 연관시켜 정리해둔 일기 형식의 '취업 노트'를 미리 써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자기소개서에 적은 내용을 토대로 면접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므로 어설픈 경험을 부풀려 적는 것은 금물이다. 인크루트 임경현 본부장은 "최근 이력서에 인턴 경력, 공모전 수상, 자격증 등을 써넣는 난이 아예 없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능력들을 돋보이게 소개할 창구가 자기소개서뿐일 경우가 많다"며 "자기소개서 질문이 다소 어렵고 문항이 많더라도 꼼꼼하게 채워 넣어 '준비된 인재'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NCS 기반 공공기관 취업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